람보르기니가 우르스를 만든 이유는?

Posted by 조이라이프
2018. 8. 9. 14:27 자동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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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가 SUV를 만든다? 최근 이 소식을 처음 들었다면 어쩌면 그런가보다 했을지도 모른다. 페라리가 해치백을 만들고 롤스로이스 마저도 SUV를 만드는 세상이 되었으니 람보르기니가 새로운 SUV 를 만든다고 해서 새로울것도 놀라울것도 없을것 같다.


하지만, 처음 우르스의 양산 소식을 들었을때에는 '람보르기니 너마저도...' 라는 감정이 앞섰다. 아마도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에 대한 나름의 선입관(?)과 일종의 덕후 기질이 남아 있었나 보다. 내연기관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요즘 여전히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만큼은 문 두짝을 달고 도로 바닥에 잔뜩 웅크리고서 12기통의 심장을 그르렁 거리고 있는 모습이 사랑스러우니 말이다.





이런 감정을 느낀 자동차 애호가가 비단 나 혼자만은 아닐듯 하다. 람보르기니에서 만들었으니 우르스라는 녀석은 분명 힘이 넘쳐날 것이고 과격하고 그로테스크할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세라티에서 르반떼를 만들고 페라리에서 루쏘를 출시하고 람보르기니에서 우르스를 발표 하는 요즘을 완전 '개판' 이라고 한탄하는 자동차 덕후가 지구 반대편 어딘가에서 필자와 똑 같은 궁금증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대체 어디서 부터 잘못된거지?"





이 모든 역사의 시작 포르쉐 카이엔

요즘엔 자동차 업계에서 크로스오버는 너무 진부해질 정도로 일반화된 이야기 이고 이미 차급이나 자동차의 클라스를 전통적 시각에서 나누는것 자체가 너무 모호해진 지금 해 묵은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너무나 자명하다.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는 이 세계의 귀족 이니까


어쩌면 이 이야기의 시작은 엉뚱하게도 페라리와 람보르기니에게 끝없는 경각심을 안겨 주는 브랜드 "포르쉐" 로부터 출발해야 할것 같다. 람보르기니와 페라리가 대 놓고 라이벌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스포츠카 브랜드 라면 포르쉐는 조금 다른 의미로 여타의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독보적인 지위를 갖는다.


누구하고도 경쟁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길을 걷는 브랜드. 그것이 포르쉐 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포르쉐 내부에서 심상치 않은 변화가 생겨났다. 아니 변화 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충격 이었다. 바로 카이엔의 출현 이었다.


포르쉐 이면서 포르쉐가 아닌 포르쉐 최초의 SUV 카이엔은 출시 하자 마자 포르쉐 매니아로부터 온갖 비난을 받으며 '변종 바이러스' 라는 불명예 스러운 별명을 얻기 까지 했다.


그 만큼 포르쉐의 카이엔은 포르쉐 답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SUV 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포르쉐 처음 부터 포르쉐 다울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이엔은 대 성공을 거두었으며 포르쉐에서 가장 대중적인 모델로 자리 매김 하고 있다.





카이엔, 파나메라, 마칸으로 이어지는 성공들

어쩌면 포르쉐는 이번 세기에 들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역사적으로 가장 대중과 친숙한 교류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가장 포르쉐 답지 않은 포르쉐 카이엔으로 대 성공을 거둔 포르쉐는 '변종' 에 재미를 들였나 보다.


세단같은 포르쉐 파나메라가 나왔고 리틀 카이엔이라고 할 수 있는 마칸 까지 등장 했다. 게다가 이 모델들은 모두 대 성공을 거두며 이제 포르쉐는 소수를 위한 911만 있는 것이 아니라 벤츠 S 클래스를 위협 하는 존재가 되기도 하고 레인지로버의 고객이 고민을 하게 만들고 있다.





포르쉐는 여전히 911을 꿈 꾼다.

여러분은 이 많은 포르쉐 중에 단 하나의 포르쉐를 가질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모델을 선택할 것인가? 이런 질문을 할 필요가 있을까? 적어도 자동차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포르쉐에 대해 한두번 만이라도 들어본 사람이라면 911을 선택 하는데 주저 하지 않을 것이다. 필자 역시 마찬 가지다. 


여전히 포르쉐는 911 이다.


여기에 이 모든 일련의 변화 과정과 람보르기니가 우르스를 만들게된 배경에 대한 해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포르쉐는 그 많은 성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911을 만들고 싶어 한다. 911이 포르쉐이고 포르쉐가 911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이엔 이전으로 돌아가서 911과 박스터만 가지고 계속 고집을 피웠다면 어쩌면 포르쉐는 더 이상 911을 만들어 내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아니, 그런일은 일어 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911을 위해 볼모로 잡혀 있는 외계인들은 중국으로 혹은 인도로 끌려 다녔을지도 모르겠다. 쉽게 말하면 911을 계속 발전 시키고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경영 정상화" 가 반드시 필요 했으며 이런 포르쉐의 경영에 절대적인 힘을 실어준 모델이 바로 카이엔 이다.


결국, 포르쉐의 변종 바이러스들은 어떤 의미에서 911을 지키기 위한 보루 같은 것들은 아니었을까? 이런 사실을 미루어 조심스럽게 짐작해 본다. 


어쩌면 람보르기니는 아벤타도르를 위해서 우르스를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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